반복되는 일상에서 나에게 이번 주말과 저번 주말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익숙한 곳이 주는 안정감이 더 좋기도 했다. 그렇게 보통의 주말을 보내던 어느 날
'이번 주말 만큼은 새로운 환기가 필요해' 라는 생각으로 발걸음 옮겼던 적이 있다.
적당히 멀지 않은 곳으로 나들이도 가고 싶고, 이왕이면 무겁지 않은 주제의 전시도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유명 전시장은 사람이 너무 붐벼서 싫고 소규모 전시를 여유있게 보고 싶은데 어디 없을까?
이걸 다하기에는 나의 주말이 또 너무 빠듯한데? 아.아 한잔하며 여유를 가지고 싶기도 한데…
'내가 너무 유별난 건가 싶었지만?' 사실 이런 마음 다들 해본 적 있다? 없다?!
'이런 나의 마음을 채워주는 공간이 어딘가는 있을 거야,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이 더 간절했다.
그리고 유레카 처럼 발견하고 말았다.
이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곳은 갤러리일까 카페일까?
'커피와 예술은 또 무슨 조합인 건데'라고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연관이 없지도 않았다.
인상주의 대표화가 반 고흐, 음악의 아버지 바흐, 천재 음악가 베토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모두 알아주는 '커피 덕후'들이다.
반 고흐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밤의 카페테라스'도 그가 커피를 즐기다가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베토벤의 아침은 항상 커피와 함께 시작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을 그만의 원칙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60알. 한 알, 한 알 직접 세며 60알의 콩이 맞는지 거듭 확인하며 그만의 의식을 거행했다.
"60알의 원두는, 나에게 60가지의 영감을 준다"
베토벤
그의 창작의 결과물은 어쩌면 그의 고독한 시간을 함께해 준 60알의 원두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커피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커피와 예술의 만남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카페와 갤러리 어느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해지기보다는 공간 그 자체의 매력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곳을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커피를 따라 영감을 받으러 가보는 건 어떨까?
전시와 책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다.
이 곳에 도착하면 ‘와우’라는 감탄사를 먼저 내뱉게 만든다. 이름도 예쁜데 실물은 더 예쁘다.
무엇보다도 푸른잔디 위에 세워 진 예술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사실 건축 예술 작품이 맞다.
이 건축물은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루 시자’의 작품이다. 그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바 있는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 불리는 건축가이다.
외관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재미있는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이 곳은 다양한 크기의 여러 개의 전시 공간이 하나의 덩어리에 담긴 설계로 유명하다. 외관만 봤을 때는 커다란 한 개의 공간일 거라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내부는 1,2층으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 그리고 책이 진열된 서적 공간 등 각각의 공간이 존재한다.
백색으로 이루어진 전시공간에는 조명이 거의 없다. 대신 자연 채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빛에 따라서 공간의 분위기도 자연스레 변한다. 작품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유유자적 빛을 온전히 느끼면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 아시지요? 장편소설 '개미'의 저자이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이다. 그는 1993년 한국의 처음 소개되었다. 93년 당시만 하더라도 프랑스에서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을 때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 한국에서 소개한 출판사 '열린책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이 이곳에 미술관은 연 까닭은 무엇일까?
사실 파주 출판단지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근처에는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가 굉장히 많다. 그렇지만 '80억 원'을들여 8년 간 건축하며 이런 공간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 어떤 마음에서 시작했을까?
어느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열린책들 홍지웅 대표가 이야기 한 부분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만들어 놓고 나면 내 것이 아니에요.
거기 존재하게 되는 순간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것이 되는 거지요.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은 마음으로 책도 건축물도 사회에 내놓습니다.”
따뜻한 마음에서 지어진 공간이어서 일까? 아직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는 장소가 되었다.
자, 이번 주는 이 공간을 온전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파주출판도시
전화 : 031-955-4100
운영시간 : 10:00~19:00 (11월부터 4월까지는 18시 마감)
휴무 : 매주 월요일, 화요일
관람 요금 :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8~18세), 미취학 아동 무료(3~7세), 20인 이상 예약 시 4,000원
주요 메뉴 : 커피, 티, 에이드, 주스, 빙수, 베이커리 등
2. 현대미술관 뒤 따뜻한 한옥 뷰를 품은 갤러리, 호아드 카페&갤러리
‘삼청동가서 전시 보고 왔어’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은 현대미술관을 다녀왔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 소개할 곳은 현대미술관 바로 뒤 자리 잡고 있는 '호아드 카페&갤러리'이다. 호아드는 삼청동에 즐비한 한옥들 중 단연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다. 낮은 지붕의 한옥들 사이에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곳에 시그니처 공간은 2층 갤러리에서 ‘한옥 뷰’가 보이는 공간인데 갤러리 한쪽 측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커다란 통유리 너머 보이는 삼청동 한옥 전경은 그 자체가 다른 회화 작품과 어우러져 '어때? 회화만 작품이 아니라 나도 작품이지?' 라고 마치 이야기 하는 듯하다. 호아드는 다채로운 예술 활동을 꾸준히 주도하고있는데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조각 전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들이 항상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게다가 전시는 무료이다.
너무 칭찬만 한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커피 맛도 좋다. 그도 그럴 것이 호아드는 프릳츠커피를 원두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레스토랑도 새 단장을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햇살 아래 한옥 뷰를 바라보며 브런치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호아드 갤러리&카페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54-3
전화 : 02-725-1204
운영시간 : 11:00~21:00 (갤러리 오후 8시 마감)
휴무 : 매주 월요일
관람 요금 :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8~18세), 미취학 아동 무료(3~7세), 20인 이상 예약 시 4,000원
카페 주요 메뉴 : 커피, 티, 에이드, 주스, 베이커리 등
추천 메뉴 : 아인슈페너 & 애플시나몬티
새로운 환기가 필요할 때 이 곳으로 발걸음을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
도심 속 풀 내음을 만끽 할 수 있는 서울 식물 카페🌿 (0) | 2020.0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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